일본 외무성이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우리 해군의 ‘수자기(帥子旗)'를 게양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일본NHK는 12일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한국 구축함(일출봉함)이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깃발을 게양했다"며 "국기 이외의 게양을 불허한 한국 정부의 요구와 모순된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은 수자기 게양을 해상 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과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1척은 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욱일기 게양 논란으로 끝내 불참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일본은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사열한 참가국 중 많은 국가들이 (자국 국기가 아닌) 군함기를 게양한데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수자기를 게양한 것으로 트집을 잡고 있지만 사실 수자기(帥子旗)는 전범기(욱일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깃발입니다. 과거 신미양요 광성진 전투 때 미군이 전리품으로 노획해 간 어재연 장군의 대장기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당시 노획당했던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는 한국의 반환요청으로 2007년에 반환돼 현재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방송했던 조선 근대사를 다룬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서 수자기가 나온 장면도 있었죠.
수자기는 조선 수군을 대표하는 군기(軍旗)로 총지휘관이 있는 본영에 걸어두었다고 합니다. 황색 무명으로 만든 수자기는 지휘관의 위엄과 계급을 상징하는 기라고 할 수 있죠.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수자기를 걸고 왜군의 침략에 맞서기도 했습니다.
과거 일본이 한국,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 등 주변국을 침략하고 서양열강들과의 전투 등 제국주의 시절 사용하던 전범기인 욱일기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죠.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적으로 한국은 (해당국 국기와 태극기 게양만 허용한다는)통보를 지키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하면서도,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양국의 연대는 중요하다"며 "이번 일은 매우 유감이지만, 이를 넘어서 한국과의 방위 교류, 안보 교류를 진행하고 싶다"며 방위 협력을 통해 한·일 관계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