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가게를 하며 평생동안 모은 전재산 400억원을 고려대학교에 기부한 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25일 김영석(91)씨와 양영애(83)씨 부부는 서울 청량리 소재의 토지 5필지와 건물4동을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석 씨는 강원도 평강군 남면 출생으로 15살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17살에 돈을 벌기 위해 고향에 형제 둘을 두고 월남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6·25 전쟁이 발발했고 남북이 분단되어 고향에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내 양영애 씨와 결혼한 후, 부부는 처음에는 리어카로 과일 노점 장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점포를 연 부부의 과일가게는 질 좋은 과일을 판다는 입소문을 타고 번창했다고 하네요.
1시간 거리를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며 차비를 아끼며, 밥도 근처의 식당일을 도와주며 얻어먹으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청량리에 상가건물을 매입했고, 과일가게는 더욱 번창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알뜰하게 모은 돈으로 주변의 건물도 사들이다 보니 재산이 수백억원대로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부부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아들들은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가 자리를 잡고 산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부부는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학교에 기부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두 아들도 흔쾌이 그 결정에 동의했다고 합니다.
25일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행사에 부부가 참석했다고 합니다. 부부는 "평생 돈을 쓰고 살아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는데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쓸 수 있어 후련하고 뿌듯하다"라며 심경을 고백했고, 부인 양씨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나같은 사람이 학교에 기부하게 돼 기쁘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힘이 되고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소중히 쓰이길 바란다"고 뜻을 전했습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평생 동안 땀 흘리고 고생해서 모은 재산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한 두 분의 고귀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기부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이렇게 멋진 일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 남아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평생 모은 재산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부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만 행동하곤 하는데, 이런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 멋진 분들이 계시다는 것만으로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옛날 많은 위인들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는데요. 김영석-양영애 부부처럼 훌륭한 분들 역시 이 사회의 숨은 위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의 선택에 흔쾌히 동의한 두 아들도 마찬가지구요. 두 분의 선행에 경의를 표하며 박수를 쳐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