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트릭스, 생체인식기술이란 무엇일까?
요즘 시대를 간단하게 정의할 때 '세상이 달라졌다.'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적당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핸드폰이 보급되기 시작한지도 불과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그마저도 지금처럼 모든 사람이 가지기 힘든 물건이었죠. 그 이전,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은 흔해진 자동차를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세상이 변했습니다. 집집마다 대부분 자동차 한대씩은 소유하고 있고, 모든 사람들이 핸드폰에서 또 한단계 진화한 스마트폰을 가지고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시각각 변화는 세상은 또 한번 새롭게 거듭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 빅데이터(Big Data) 기술, 사물 인터넷(IoT), 3D 프린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앞으로 미래산업을 이끌어갈 수많은 기술 중에서도 오늘은 생체인식기술(Biometrics)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생체인식기술의 등장
사실 이전 시대만 하더라도 생체인식기술의 필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때, 서명을 할 때 지장을 찍는 것을 제외한다면 딱히 내 지문을 사용할 곳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생체인식기술의 필요성도 대두되었습니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를 컴퓨터로 관리하고, 모든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인터넷을 활용한 공간이 만들어졌고, 더욱이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의 위험성이 잠재된 이 공간은 보안적 요인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비밀번호로 열리는 현관문 도어락은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문을 열고 집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가 유출된 상황이라면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지문인식 도어락은 다릅니다. 등록된 지문으로 열리는 문은 타인이 도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의 예시는 단순한 생체인식 기술이지만, 어찌되었건 이러한 배경 속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신원확인을 위한 도구로서 최근 바이오매트릭스, 즉 생체인식기술이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생체인식기술이란?
생체인식기술이란 개개인의 신체적, 행동적 특징을 추출하여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특성을 추출해 정보화 시킴으로써 동일한 특성으로만 인증이 가능합니다. 물론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생체정보는 다양합니다. 물리적(신체적) 특성이거나, 행동적 특성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생화학적, 생물학적 특성이 될 수도 있죠. 다만, 이러한 다양한 특성 요소들도 다음과 같은 사항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1) 보편성 : 모든 사람들이 생체인식을 이용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체적인 정보이어야 한다.
2) 유일성 : 인증 혹은 본인확인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이 구별될 수 있는 생체적 특성이어야 한다.
3) 영구성 : 시간이 지나도 변화하지 않는 특성이어야 한다.
4) 측정성(획득성) : 생체정보가 간단하게 획득가능하고, 정량적인 측정이 가능해야 한다.
5) 정확성 : 생체기술은 정확해야 하고,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견고해야 한다.
6) 수용성 : 생체인식기술의 획득과 수집에 모든 사용자가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7) 우회성 : 위조되거나 모방된 요인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
생체인식기술의 종류는?
신체적 특성
지문 : 손가락의 지문을 이용한 인증방식으로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생체인식 기술 중 하나이다.
홍채 : 눈동자 속의 홍채의 패턴과 농도를 이용한 생체인증방식으로 쌍둥이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신뢰성을 가진 생체인식 기술이다.
망막 : 망막 스캔을 통하여 망막 속에 분포하는 모세혈관의 패턴을 인식하는 인증기술이다.
장형 : 손바닥의 폭과 손가락 길이 등으로 인증하는 방식이나, 체형의 변화 또는 노화에 따라 변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
얼굴 : 얼굴형과 이목구비 형태를 이용하여 식별하는 기술이다. 체형의 변화, 노화 또는 얼굴표정에 따라 인식률이 저하될 수 있고, 일란성 쌍둥이를 식별해 내는데 어려움이 있다.
귀 : 귀의 모양 중 귓바퀴의 형태, 패턴을 이용한 생체인식 기술이다.
혈관 : 적외선을 손등이나 손바닥에 투과시킴으로 얻어지는 정맥패턴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제법 실용화되었다.
DNA : 사람의 고유한 특성인 DNA를 활용하여 식별해 내는 생체인식기술이지만, 혈액이나 타액 등 DNA정보가 포함된 샘플이 있어야하고, 식별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가장 큰 결점은 일란성 쌍둥이를 동일인물로 보고, 식별해내지 못한다.
행동적 특성
필적 : 글자를 쓸 때 글자 모양, 속도, 필압 등 개개인의 필기 버릇을 이용해 식별하는 방법이다.
입술 움직임 : 말을 할 때 입술의 움직임이나 버릇을 이용해 식별해내는 기술이다.
눈 깜빡임 :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눈 깜빡임에 의한 검은 자위의 영역 변화량을 이용해 식별하는 방법이다.
걸음새 : 걷는 방법, 걸을 때 근육 또는 골격 등의 버릇이나 특징을 이용하여 인증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키스트로크 : 키보드를 이용해 타이핑할 때의 속도나 버릇 등을 이용하여 구별해내는 방법이다.
생체인식기술의 활용
앞서 언급한 현관문의 지문인식 도어락과 같이 오늘날 생체인식 기술의 활용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동사무소, 구청 등과 같은 공공기관이나 은행에서는 지문인식 센서를 활용한 지문인식 생체인증 방식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적십자는 헌혈자의 본인확인을 위해 정맥패턴 인식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더욱 쉽게 생체인식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6가 물리적 홈버튼에 지문인식 센서를 장착하고 출시되면서부터 생활양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지문인식을 통해 간단하게 잠금화면을 해제할 수 있으며, 삼성 페이(Samsung Pay)를 이용하여 물건을 살 때,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결제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애플의 아이폰(iPhone) 또 마찬가지로 지문을 이용한 애플 페이(Apple Pay)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 갤럭시 노트7, 갤럭시 S8로 넘어오면서는 지문인식 뿐만 아니라, 홍채 인식과 얼굴 안면인식을 이용한 생체인증 방식이 도입되는 등 생체인식 기술이 더욱 보편화되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노트북에도 지문인식 기술이 사용되기도 하며, 갤럭시노트9 등 최신형 스마트폰에는 다양한 생체인식기술이 적용되는 등 최근에는 생체인식 기술의 적용된 범위도 점차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결제나 계좌 이체 등을 이용할 때 본인확인을 위해 사용하는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등은 사실 불편함이 없지는 않죠. 머지 않은 날에 생체인식 기술을 이용한 방법으로 신원확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비행기 탑승시나 출입국 심사 시에 생체정보를 이용해서 신원조회를 하고 불법입국자를 추려낼 수도 있습니다. 집의 현관문은 물론이고, 자동차의 열쇠 혹은 스마트키도 호주머니에 볼록하게 넣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본인의 생체정보로 집의 현관문을 열고, 자동차 시동을 거는 시대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